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하며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주식 시장의 붐과 반도체 수출 호조 등 거시적인 경제 지표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체감하는 실물 경제와 내 지갑 사정은 여전히 팍팍한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은 건국대 최배근 교수의 분석을 바탕으로, 화려한 경제 지표 뒤에 가려진 대한민국 경제의 '이중 양극화' 문제와 비정상적인 경제 구조의 현실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짚어보겠습니다.
1. 코스피 붐과 반도체 편중, 실물경제와의 괴리
현재의 코스피 붐은 경제 전반의 고른 성장이 아닌, 특정 산업에 극단적으로 편중된 결과입니다.
지난해 2분기부터 1년간 분기당 50조 원 안팎이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58조 원, 4분기 77조 원으로 급등했습니다.
올해 2월 기준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3%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주식 시장의 호조가 실물 경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통화량이 106조 원이나 더 풀렸음에도, 돈이 실물경제를 위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나타내는 화폐유통속도는 오히려 0.652에서 0.649로 하락했습니다.
실제로 은행의 산업 대출금은 94조 원에서 89조 원으로 14조 원 감소했으며,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9.3조 원이나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주식시장 대기 자금인 현금성 통화량은 28조 원에서 124조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2. 절망적 현실이 낳은 투자 열풍: 소득과 자산의 이중 양극화
많은 국민들이 주식 등 자산 증식에 열광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노동 소득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국세청 통합소득 자료에 따르면, 중위소득자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220만 원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액이 4만 원도 되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상용직의 월평균 실질 급여조차 431만 원으로 10년 전(436만 원)을 밑돌고 있으며, 임시직·일용직은 153만 원으로 역시 과거 수준을 하회합니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수입은 임금노동자 소득의 35%도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소득 양극화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 자산 양극화입니다.
하위 50%가 전체 소득의 16%를 차지하는 반면, 자산은 10%를 차지하는 데 불과합니다.
2017년부터 2025년 사이 상위 0.1% 가구의 순자산이 43억 5140만 원 증가할 때, 중위 50% 가구는 5132만 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주식 자산을 보유하지 못한 하위 30%는 코스피 붐의 혜택에서 완전히 소외되어 자산 양극화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3. 신분 대물림의 고착화: 자녀 교육비 격차
이러한 이중 양극화는 결국 교육 불평등을 통한 신분 대물림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순자산 상위 0.1% 가구의 자녀 교육비 지출은 2578만 원, 상위 10%는 1703만 원이었습니다.
반면 중위 50% 자녀는 556만 원, 하위 30% 자녀는 273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8년 전과 비교했을 때 상위 계층의 교육비 지출은 크게 증가한 반면, 중위 50%와 하위 30% 자녀의 교육비 지출은 각각 276만 원, 443만 원 줄어들어 계층 간 격차가 돌이킬 수 없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4. 해결의 출발점: 조세체계의 정상화
최배근 교수는 이러한 양극화 해결의 출발점으로 비정상적인 조세체계의 정상화를 지목합니다.
2024년 기준 개인별 소득 총액 1131조 원 중 공제 혜택이 적용되는 소득이 410조 원에 달하며, 이로 인해 103조 원의 감세가 발생합니다.
이 103조 원의 세금 공제 중 38조 원을 상위 10%가 누리고 있으며, 이들의 혜택은 지난 10년간 17조 2000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인적 공제를 중심으로 제도를 재편하고, 공제 폐지 후 확보된 추가 세수를 전 국민에게 배분한다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거시적인 숫자의 성장이 반드시 내 삶의 질 향상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체감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산업 편중과 자산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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