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일본의 유명 만화가 토리야마 아키라의 부고 소식에 완구회사 손오공의 주가가 하루만에 폭등하는 등 말장난 같은 일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종종 발생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코스닥 시장이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나 기술적 혁신성보다는 단기적인 이슈와 막연한 기대감, 심하게는 장난질에 의해 좌우되어 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씁쓸한 장면이었습니다.
다행히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코스닥 신뢰와 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코스닥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불확실한 정보를 흘려 투자자를 현혹하는 행태를 근절하고, 건실한 혁신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됩니다.
혁신 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제도 설계
정부는 그동안 외형적 성장에 비해 미흡했던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네 가지 핵심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확대: 기존 바이오 산업 위주였던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AI, 우주산업, 차세대 에너지 등 국가 전략 분야로 전면 확대하여 혁신 기업이 시장에 원활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상장 심사의 전문성 제고: 분야별 기술 자문역 제도를 도입하여 고도화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춥니다.
규제 완화를 통한 성 지원: 초기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도치 않은 공모 규제 위반으로 인해 상장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현실적으로 개편합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실질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바닥부터 탄탄하게 내실을 다져온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부실 기업의 신속한 퇴출과 시장 신뢰 회복
시장 혁신을 저해하고 건전한 투자 문화를 해치는 부실 기업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됩니다.
퇴출 원칙의 엄정화: 기술특례로 상장한 후 유예 기간 동안 상장 당시의 기술과 무관한 사업으로 주력 사업을 변경하는 경우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추가하여 시장 안착 여부를 끝까지 확인합니다.
상장폐지 요건 상향: 시가총액 상장폐지 요건을 기존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여 시장 가치가 현저히 낮은 부실 기업들을 조기에 퇴출함으로써 시장의 물을 흐리는 요소를 제거합니다.
심사 전담 인력 보강: 상장폐지 심사 담당 팀을 확대하여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부실 기업이 시장에 잔류하며 투자자 피해를 키우는 상황을 방지합니다.
기관 투자자 참여 확대를 통한 안정적 수급 기반 마련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코스닥 시장에 안정적인 기관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유인책을 강화합니다.
세제 혜택 및 우선 배정 확대: 코스닥벤처펀드의 세제 혜택 한도를 높이고 공모주 우선 배정 비율을 30%까지 확대하여 투자 매력을 높입니다.
연기금 투자 유도: 주요 연기금의 기금운용 평가 시 기준 수익률에 코스닥 지수를 반영하도록 하여 기관들이 국내 주식 투자 시 자연스럽게 코스닥 시장을 고려하도록 유도합니다.
정보 제공 기반 확충: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와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확대하여 투자자들이 도박 같은 종목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금융위원회의 이번 방안은 코스닥 시장이 단순한 투기판이 아니라 혁신 기술의 요람이자 우리 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진심 어린 노력의 시작입니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저질 정보가 판치던 시장에서 벗어나, 안정적이고 신뢰받는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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