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전 한 닢에 집착한 거지의 이야기
피천득의 수필에는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늙은 거지가 여섯 달 동안 거친 손으로 구걸한 돈을 모아, 마침내 은전 한 닢을 얻게 됩니다. 그는 이 귀한 돈을 쓰기 위해 모은 것이 아니라, 단지 갖고 싶어서 수개월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습니다. 은전을 쥔 순간 그는 웃었지만, 그것으로 그의 삶이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공부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의 공부 강요 현실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공부를 강요받습니다.
대학 입시를 위해
남들보다 점수 몇 점 더 얻기 위해
"좋은 직장"이라는 막연한 보상을 위해
하지만 현실은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공부만으로 안정된 삶을 보장받는 시대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시험 점수와 학벌만으로는 안정된 직장과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방향성 없는 공부의 폐해
마치 은전 한 닢을 얻기 위해 여섯 달을 허비한 거지처럼, 목표 없는 공부는 결국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에 불과합니다.
단순 암기와 더럽게 꼬아낸 객관식 문제 풀이에 매달리며,
정작 실생활에 필요한 창의력·문제해결 능력은 기르지 못하고,
결과적으로는 문제풀이 기계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이는 곧 개인의 삶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집니다.
앞으로 필요한 공부의 방향성
앞으로의 공부는 단순한 ‘은전 한 닢’의 수집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목표 있는 공부, 삶과 연결된 공부가 필요합니다.
1. 자신의 비전과 목표 설정 –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2. 실질적 역량 강화 – 언어, 데이터, 기술, 협업 능력 등 사회에서 곧바로 쓸 수 있는 능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3. 끊임없는 재교육과 성장 – 한 번의 공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합니다.
결론: 공부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피천득의 거지가 은전 한 닢을 얻기 위해 여섯 달을 허비했듯, 방향성 없는 공부는 결국 개인의 삶을 지치게 만들 뿐입니다. 공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구여야 합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남들이 하니까", "안 하면 불안하니까" 하는 식의 공부가 아닌, 자신만의 길을 열어가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교육은 또 다른 ‘은전 한 닢’의 집착으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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