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저는 사이판 여행을 떠났습니다.
피에스타 리조트 수영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고, 저녁 무렵이면 마이크로 비치에서 황홀한 석양을 보기 위해 파라솔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스노클링의 천국이라 불린 마나가하 섬은 맑은 바닷속 풍경 덕분에 하루 종일 물속에서 나올 생각조차 들지 않던 곳이었죠.
그런데 최근 소식을 들어보면, 상황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사이판 호텔 공실률이 높아지고, 해변은 한산하며, 마나가하 섬은 위생 문제가 제기됩니다.
과연 무엇이 사이판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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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팬데믹 이후 더딘 회복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관광 산업을 마비시켰고, 사이판 관광객 감소는 그 타격이 특히 컸습니다.
2023년 사이판 방문객 수는 약 194,600명으로, 팬데믹 이전(2019년) 487,008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칩니다.
예전에는 한국, 일본, 중국에서 꾸준히 관광객이 찾아왔지만, 지금은 그 흐름이 끊겼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리오프닝 뒤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돌아오지 않은 것이 치명적이었습니다. 2019년 19만명이 넘던 관광객들이 코로나 이후에는 1천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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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중 갈등의 직격탄
사이판은 한때 중국인 단체 관광객 비중이 높았지만, 미중 갈등 영향으로 중국발 항공편이 대거 축소·중단되었습니다.
중국 관광객 급감은 면세점·호텔·리조트 매출에 직격타를 날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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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위생과 시설 관리의 한계
코로나 이후 관광업 투자와 유지보수가 줄면서 사이판 호텔과 관광지의 시설 노후화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특히 마나가하 섬 위생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여행 후기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청정한 휴양지 이미지였지만, 최근에는 “새똥 냄새가 심하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이는 사이판 여행 이미지를 크게 훼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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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광객 급감 → 공실률 증가 → 경제 위기
관광객 감소로 사이판 호텔 공실률이 치솟고, 리조트·식당·투어업체들이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Hyatt 리조트 폐업, 아시아나항공 노선 폐지 등 악재가 잇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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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사이판 관광 회복 가능성은?
사이판의 위기는 팬데믹, 미중 갈등 영향, 투자 부진, 위생 문제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그러나 항공편 확대, 관광지 환경 개선, 이미지 회복에 나선다면 사이판 여행의 전성기가 돌아올 가능성은 여전히 있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로는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 PIC, 월드리조트 같은 경우 리노베이션이 잘 되어 괌의 비슷한 호텔들보다 룸컨디션이 더 좋다고 합니다. 다만, 호텔 외 상권이 매우 축소되어 볼거리가 사라졌다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2015년 제가 느꼈던 사이판 마이크로 비치 석양과 마나가하 섬 스노클링의 감동은 여전할 것입니다. 아니, 오히려 사람이 적어 더 여유로운 휴양지로서 매력적인 곳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사이판이 다시 수많은 여행객의 추억 속에 자리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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