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특정 조직이나 직렬을 비하하거나 일반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으며, 단지 한 사람의 공직생활 경험에서 비롯된 솔직한 후기라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1. 느린 승진, 너무나도 느린 그 길
“공무원은 삶의 업앤다운이 적으니, 그들의 낙은 승진이다.”
누군가의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국세청 세무직은 그다지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공직 초년생이던 시절,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50대 중반이 되어서도 7급을 달고 계신 선배님들을 다수 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분들께 개인적인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함께 근무해 보니 그런 생각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업무역량도 충분한 분들이었습니다. 다만 지방청이나 본청의 이른바 ‘승진 요직’에 가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간 승진에서 소외됐던 것입니다.
결국 저 역시 최초 승진을 ‘근속’으로 하며 깊은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그 날, 임명장을 받아 들고 있는 동기들의 묘한 표정… 솔직히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마음 비우고 다니면 된다지만, 그날만큼은 정말 무력감이 드는 날이었습니다.
두 번째 승진은 업무유공으로 특별승진을 했지만, 나중에 다룰 일방적인 조직문화와 악성민원에 힘이 빠질 대로 빠졌고, 그나마 지방직에 다니는 친구는 저보다 7년이나 늦게 입사했는데도 같은 해에 같은 직급이 되었을 때,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물론 요즘은 근속승진 비율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개선의 흐름도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타부처나 지방직과 비교하면 체감상 매우 느린 편이라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2. 승진이 어렵다 보니, ‘의전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승진이 어렵기 때문에, 또 다른 부작용이 생깁니다.
바로 눈에 띄고 싶어 안간힘 쓰는 ‘의전 경쟁’입니다.
물론 이는 근무지에 따라 다르고, 이제는 많이 사라졌다고 믿고 싶습니다만, 제가 근무하던 시절엔 분명 존재했던 관행입니다.
과거에는 팀장이나 차석(공직상 직위는 아니나 사실상 팀 내 2인자)이 관리자에게 점심 혹은 저녁 식사를 대접해야 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점심은 당번이 맡고, 승진 의지가 불타는 분들은 퇴근 후 술자리까지 자발적으로 모셨습니다.
“이게 진짜 자발적인가?”
묻고 싶었지만, 분위기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엔 결재비, 사례비 같은 어두운 과거의 흔적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뇌물성 지급은 사라졌을지언정, 실무자가 관리자에게 밥을 사야 하는 문화는 여전히 실재했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고요?
관리자 연봉은 상대적으로 높고, 실무자는 형편이 빠듯합니다.
이에 반해 한달주기로 지급되는 과 운영비는 인스턴트커피 사두는 것도 빠듯합니다. 그런데도 마치 승진을 위한 통과의례처럼 밥값, 술값을 떠안아야 했던 현실, 지금 생각해도 참 씁쓸합니다.
맺으며: 변하고 있는 중일까, 여전히 진행 중일까
위에 적은 모든 이야기는 저 개인의 경험입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여전히, 승진구조의 경직성과 조직문화의 권위적 잔재는 국세청이 안고 있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은 사람이 모여 만드는 곳입니다.
좋은 사람이 오래 버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그 조직이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국세청도 그런 방향으로, 더 많이 변화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이 글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인 경험에 근거한 글이며,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조직 전체를 일반화하려는 목적은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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