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정사 자격시험이 ‘차세대 유망 전문자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1차 시험 응시자는 5,799명으로, 2016년의 1,665명에 비해 약 3.5배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체류자 증가, 디지털 행정 수요 확대, 이민청 설립 논의 등 시대 흐름이 맞물리며 행정사의 역할과 위상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응시자 수가 늘어난 것만으로는 이 직업의 본질적인 매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 글에서는 최근 기사에서 언급된 흐름과 함께, 필자가 생각하는 행정사라는 직업의 구조적 장점들을 함께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업역의 다양성: 한 가지 자격, 수천 가지 실무
행정사는 단일 자격임에도 불구하고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폭이 넓다. 외국인 체류 및 비자 관련 업무를 비롯해, 차량 등록, 인허가 대행, 비영리단체 설립, 민원서류 작성, 행정심판, 그리고 최근 급증하는 체납세 상담에 이르기까지 그 업무 범위가 방대하다.
특정 분야에만 묶이지 않고, 시장과 수요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전문 분야를 유연하게 확장해나갈 수 있다는 점은 행정사라는 자격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지금처럼 사회가 급변하고 수요가 다변화되는 시기에는 더욱 경쟁력 있는 구조라 할 수 있다.
2. 상대적으로 성장 여력이 큰 시장
2024년 기준으로 행정사 자격시험의 최종 합격률은 5.2%에 불과할 정도로 결코 쉬운 시험은 아니지만, 그에 비해 현직 종사자 수는 아직까지 많지 않은 편이다. 다른 전문자격사들에 비해 시험 제도가 도입된 역사가 짧고, 은퇴 공무원 중심의 고령화된 업계 구조 탓에 신진 인력의 진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열려 있으며, 아직까지도 모르는 행정사를 필요로 하는 미지의 영역들이 존재하고 존재할 것이다.
인지도 때문에 현재 시장 규모 자체도 크지 않지만 수요가 없다기보다는, 배달앱, 카카오톡이 없었을 시절과 같은 상황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유의미한 성장 여력이 존재한다. 특히 디지털 기반의 행정환경으로의 전환과 외국인 대상 서비스 수요의 증가 등은 앞으로 행정사 업무의 범위와 수요를 크게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아직 포화 상태가 아닌 시장이기에, 적절한 타겟팅과 차별화를 통해 충분히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영역이다.
3. AI로 대체되기 어려운 업무의 본질
많은 직업이 AI와 자동화 기술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지만, 행정사의 핵심 업무는 여전히 ‘사람을 상대하는 협의와 설득’에 기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출입국 업무에서는 담당 공무원과의 실무 조율과 서류 보완 과정이 필수적이고, 체납세 상담이나 인허가 대응 과정에서도 이해관계자와의 협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실무의 특성은 단순한 데이터 입력이나 양식 작성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행정사 업무는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낮은 영역이며, 이는 향후 직업 안정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장점이 된다.
4. 신입에게 아직 열려 있는 시장 구조
행정사는 타 전문자격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세무사, 변호사, 노무사 등의 자격은 수년간의 수험 준비와 고강도 시험을 요구하지만, 행정사 시험은 체계적인 준비와 일정한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직장 병행자도 도전 가능한 수준이다.
더불어, 기존 종사자 중 상당수가 은퇴 공무원인 고령층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아직 젊은 행정사에 대한 시장의 수용성이 남아 있다. 시험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러한 신입 진출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맺으며
현재 행정사 시험은 응시자 수가 늘어나고 합격률은 낮아지는 구조 속에 있지만, 이 자격이 제공하는 실질적인 가능성과 역할의 확장은 오히려 더 크고 뚜렷해지고 있다. 단순한 서류 대행이 아니라, 사람과 제도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조정자, 전략가로서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사는 여전히 유망하고 가치 있는 전문자격이다.
지금이야말로 이 시장에 진입해볼 수 있는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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